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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잉하는 노랑머리 엄마, "주부들이 논다고요?"(영상)

[#터뷰]1남1녀 둔 'DJ 캔디' 이민선씨, 주부가 논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일침

머니투데이 이상봉 기자|입력 : 2019/02/02 07:00|조회 : 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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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노는엄마 #DJ #주부 #플레이올데이 해시태그(#) 키워드로 풀어내는 신개념 영상 인터뷰입니다.
디제잉(DJing)을 하고 있는 'DJ캔디'이자 주부 이민선씨 /사진=이상봉 기자
디제잉(DJing)을 하고 있는 'DJ캔디'이자 주부 이민선씨 /사진=이상봉 기자
"주부는 논다고만 생각해? 좋아! 그럼 제대로 놀아볼게"

노랑 단발머리에 짙은 화장. 디제잉(DJing) 기계를 다루는 솜씨는 현란하고 눈빛은 강렬하다. 음악을 느끼며 리듬을 타는 스웨그(swag, 힙합에서 여유만만, 건들거림 등을 가리키는 표현)는 요즘 핫한 DJ인 살바토레 가나치만큼이나 충만하다. 자유로운 영혼에 음악을 즐기는 모습의 이 사람은 디씨톰엔터테인먼트 소속 'DJ 캔디'이자 가방브랜드 플레이올데이 대표 이민선씨(37)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이민선씨가 살고 있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단지 입구를 서성이던 이씨 앞으로 유치원 봉고차 한 대가 선다. 차에서 내린 아이가 그에게 와락 안긴다. 놀랍게도 그는 슬하에 1남1녀를 둔 한 가정의 '엄마'다. '해가 떠있는 낮'에는 엄마와 회사 대표로, '달이 떠있는 밤'에는 DJ로 활동한다. 낮과 밤의 활동이 180도 달라 스스로를 '노는 엄마'라고 칭한다.

아이를 데려온 이씨는 디제잉 기계 앞에 섰다. 보통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 회사 업무를 마치고 돌아와 간단한 집안일까지 마쳐놓는다고 말했다. 옆집에 피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볼륨을 올리자 스피커가 쿵쿵거렸다. 순식간에 평범한 엄마에서 흥 넘치는 DJ로 변신했다.


2016년 이민선씨는 DJ로 데뷔했다. 클럽, 뮤직 페스티벌, 대학교 축제, 지방행사 등 지금까지 100회 가까운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5년 전 회사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이면서도 '디제잉'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지금은 디제잉으로 돈을 버는 프로가 됐다.

"처음 디제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동생의 권유였어요. 'DJ학원에 같이 가보자'는 동생 말을 듣고 DJ학원에 처음 갔는데 첫눈에 '이거다!' 싶었죠(웃음). 예전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기는 걸 좋아했어요. 노래를 듣고 디제잉을 하는 순간 제 것을 다시 찾은 기분,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았어요."

노랗게 염색한 단발머리는 이민선씨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씨는 결혼 전에는 꿈도 못꿨을 일이라고 말한다. 항상 남의 눈치를 봤고, 자신의 삶보다 타인에게 비춰지는 이미지를 더 중시했다고. 결혼 후 '내 편'이 생겼다는 안정감에 노랑 단발머리에 도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죽기 전에 한번은 해보고 싶었어요(웃음). 처음에는 가족, 지인들이 놀라는 눈치였죠. 지금은 남편과 아이들이 제 머리카락 색깔이 좋다고 다른 색깔로 못하게 말려요. 아이들은 가지고 노는 인형들이 노랑머리가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고요"

'엄마가 디제잉을 하는 이유'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이민선씨는 첫 아이를 임신한 뒤 잠시 일을 쉬었다. 집에만 있다 보니 직장인일 때는 몰랐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 집안일만 하는 '주부'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것이다. 속상하고 화가 났다.

"제가 임신하고 잠깐 일을 쉬었는데 주변에서 '하루 종일 뭐해?'라는 거예요. 빨래도 하고, 청소기도 돌려야 되고, 장도 보고, 반찬도 해야 하고 할 게 엄청 많은데 주부는 하루 종일 집에서 논다는 인식이 있어서 속상했어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주부라는 이유만으로 '집에서 마냥 노는 사람'이라는 편견을 갖고 바라본 것이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은 처음으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에 따르면 2014년 '1인당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연 710만8000원이다. 시급으로 따지면 1만569원. 올해 최저시급인 8350원(2014년 최저시급 5210원)보다 높다.
청소·설거지·육아 등 집안일을 하고 있는 주부 이민선씨의 모습/사진=이상봉 기자
청소·설거지·육아 등 집안일을 하고 있는 주부 이민선씨의 모습/사진=이상봉 기자
주부를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의 시선에 이씨는 창업을 결심했다. '그래 나 하루 종일 놀아 어쩔건데?'라는 의미로 '플레이올데이(play all day, 하루 종일 논다)'라는 이름의 가방브랜드를 론칭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때 기저귀나 옷 등을 담을 큰 가방이 필요했던 본인의 경험에서 착안했다. 주부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회사일과 DJ활동, 집안일과 육아도 즐기고 있어요. 물론 힘들기도 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저를 안 좋게 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난 이게 다 노는 거야 메롱' 이런 식의 의미로 만들어본 거죠.(웃음)"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주부도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도전해보는 것을 권유했다. 어떤 사람들은 '결혼하고 출산하면 인생 끝났다'는 생각으로 우울증을 겪기도 할 거라고. 이를 잘 극복하면 가정의 분위기도 한층 밝아질 거라고 전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도전해보길 추천해요. 집안에 분위기도 달라져요. 저도 에너지가 생기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고. 남편에게도 '글쎄 오늘 말이야~ 이런 일이 있었어'라고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도 있어요. 부부 사이에 신선한 대화가 오가면서 가정에도 활력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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