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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당첨 또 당첨… 프로방청러의 '이재용 재판' 직관 후기.avi

[이재용 선고]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 선고 공판 방청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김현아 기자, 홍재의 기자, 비디오뉴스팀 이상봉 기자, 비디오뉴스팀 이수현 기자|입력 : 2017/08/29 18:47|조회 : 6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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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다음 번호는 214번, 214번"

그야말로 '황금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공판 방청 신청에 당첨된 것이다. 남들은 한 번 방청하기도 어려운 '세기의 재판'을 두 번이나 방청하게 됐다.

특히 454명이 신청한 '이재용 재판'은 단 30명만 선택을 받았는데(경쟁률 15.1 대 1), 이는 지난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당시 경쟁률(7.7 대 1)의 2배에 달하는 경쟁률이었다.
☞관련기사 : [꿀빵]'박근혜 첫 재판' 방청 당첨돼 법원 직관 다녀온 후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 방청 신청에서 당첨된 행운의 응모권/사진=박광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 공판 방청 신청에서 당첨된 행운의 응모권/사진=박광범 기자
25일 오전 10시30분쯤 도착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이재용 재판'이 시작되기까지 4시간여가 남았지만 법원 일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취재진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재판 시작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발길을 법원 밖으로 옮겼다.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 나가자 '무죄 석방'과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엇갈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5월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때와 비교하면 보수단체 회원들의 집회는 규모가 줄어 보였다.

다만 법원은 혹시나 있을 이들의 돌발행동에 대비해 삼거리 쪽 문을 통제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이재용 재판'
시간이 흘러 오후 1시30분 도착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앞.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때와 다른 점이 또 발견됐다.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때는 서관 내 2층 5번 법정 출입구 앞에서 방청권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방청권 교환 장소가 실외에 마련돼 있었다. 5번 법정 출입구 인근 실내에는 일반인들의 통행이 제한된 것.

때문에 지난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당시 느껴졌던 따가운 '레이저 시선'도 느끼지 못했다. 당시에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공부하고 일할 시간에 공부도 안 하고 일도 안 하고 여기 왔네. 에휴. 좌파 정권이 들어서니까…."라는 혼잣말 아닌 혼잣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지난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 방청 후기 영상)


방청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오후 1시45분부터 방청권 교환이 시작됐다. 눈 앞에는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카메라들이 있었다. 수많은 취재진을 뚫고 방청석 번호표를 받아들었다.

방청석 번호는 124번. 박 전 대통령 첫 공판 당시 받았던 방청석 번호(=77번)보다 뒷번호였다. 당시에는 68명의 일반인이 방청을 했고, 이번에는 30명만 방청을 하는데 방청석 번호는 더 뒤로 밀려나 의아함이 들었다. 그 궁금증은 얼마가지 않아 해소됐다.(#궁금하면_계속_읽기)

법정(=417호 대법정)으로 향하는 길은 지난번과 같았다. 1차 신원 검사와 몸 수색을 받고, 법정 앞에서 2차 신원 검사를 받고서야 법정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법정에 들어서는 순간 '탄식'이 나왔다. 자리가 지난 번보다 구렸기 때문. 뒤에서 세째줄, 피고인들과는 일직선인 자리. 앞사람들의 뒤통수에 가려 '이 부회장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자 법정 안에서는 끊임없이 안내 방송이 나왔다. △재판관들이 들어오면 자리에서 일어나라 △소란을 피우지 말라 △재판을 촬영·녹음·녹화를 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등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방청석 번호가 뒷번호가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남자의 귀에 보란 듯이 끼워져 있는 '경호용 이어마이크'를 본 것. 누가 봐도 경찰로 보이는 풍채. 법정 안에서 있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방청석 곳곳에 30여명의 사복 경찰들이 배치돼 있었던 것이었다. '조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머리를 스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정조사 청문회 도중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정조사 청문회 도중 '립밤'을 바르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용 부회장의 '립밤 사랑'(?)은 법정에서도 계속…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와 변호인들이 차례대로 입정했다. 특검 측에선 양재식 특검보를 포함해 12명이 검사 측 자리에 앉았다.

대망의 오후 2시30분. 재판관들이 입장했다.

"이재용 피고인 출석시키시죠."

김진동 판사의 한 마디에 피고인 출입문이 열리고 이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 안에 들어온 이 부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피고인석에 앉기 전 한 차례 더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피고인석으로 이동한 다음에는 같은 피고인 신분인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과 가벼운 목례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부회장은 선고공판이 시작되자 다소 초조한 듯 종이컵에 준비된 생수로 목을 축였다. 재판부의 주문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변호인단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주로 정면만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표정의 변화도 크지 않았다.

그 순간, 이 부회장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정장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이었다. 뭐지? 하는 순간 이 부회장이 입을 가렸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 부회장이 립밥을 입술에 바르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의 '립밤(=입술보호제) 사랑'은 선고 공판에서도 계속된 것.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참석해 앉아 있던 도중 립밤을 바르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된 '이재용 립밥'(소프트립스=개당 1.99달러이지만 국내에는 수입이 이뤄지지 않아 해외 직구만 가능)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이재용 립밤'으로 유명한 미국 화장품회사 소프트립스 립밤
'이재용 립밤'으로 유명한 미국 화장품회사 소프트립스 립밤
한편 재판부가 주문에 이어 양형 이유 설명을 계속하는 동안 7명의 경위들은 방청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너무 티 나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주의를 줬고, 이 부회장을 자세히 보기 위해 일어나는 사람에게 앉으라고 경고했다.

처음엔 몰랐지만 재판 시작 30분여 분이 지나고부터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다시 학창시절로, 아니 군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좁은 나무 의자 간격에 옆에 앉은 할아버지(왼쪽)와 한 여성(오른쪽)과 강제 '어깨 부비부비'를 해야 했다.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탄 호송 차량이 2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탄 호송 차량이 2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세기의 재판'… 그 결과는?
재판부의 길고 길었던 주문과 양형 이유 설명이 끝난 오후 3시26분. 법정에는 적막이 흘렀다. 모두가 재판부를 바라보며 숨죽였다.

그리고 김진동 판사가 입을 열었다.

"주문. 피고인 이재용을 징역 5년에, 박상진을 징역 3년, 최지성·장충기를 징역 4년, 황성수를 징역 2년6월 처한다. 박상진은 5년간, 황성수는 4년간 각 형 집행유예. 37억 6736만원을 추징한다.

자신의 실형을 예감했던 것일까? 이 부회장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보이며 크게 동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어 별다른 대화나 행동 없이 법정을 빠져 나갔다. 이 부회장에 이어 이날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도 법정을 나섰다.

법정에 남겨진 삼성 관계자들과 변호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날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법정구속을 면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피고인석에서 황망한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적막을 깬 외침
한편 이날 선고 공판의 유일한 '옥에 티'(?)는 선고 이후 나왔다. 한 여성이 재판부의 판결에 불만을 드러내며 소란을 벌인 것.

이 여성은 "삼성은 평창올림픽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은 만큼, 정부 예산만으로는 진행이 어려워 기업들의 후원 활동이 이뤄지는 평창올림픽 등 사업에 대해 삼성이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별다른 활동 없이 조용히 일을 마치는 듯했던 사복 경찰들이 출동했다. 사복 경찰들과 경위들은 이 여성에게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경고를 줬지만, 이 여성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 여성은 사복 경찰들과 경위들에 양 팔을 붙잡힌 채 법정에서 쫓겨났다. "이런 판결이 어디 있느냐?"라는 말을 남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