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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이사랑 감독이 '리얼'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도대체.avi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비디오뉴스팀 서민선 기자|입력 : 2017/06/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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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이 28일 개봉했다. 크랭크업 날짜가 2016년 6월 30일이니, 이틀 모자란 딱 1년 만의 개봉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리얼'은 개봉일을 단 이틀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열어 그동안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 영화 내용을 공개했다. 137분의 러닝타임이 지나고 '리얼' 언론시사회장은 혼돈의 카오스가 됐다.

김수현 최진리 조우진 이사랑 감독이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리얼'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김수현 최진리 조우진 이사랑 감독이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리얼'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1. '리얼'의 홍보책자에 나와 있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1. 잘 나가는 사업가(혹은 깡패) 장태영(김수현)은 '시에스타'란 이름의 카지노를 오픈한다.
1-2. 암흑가의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나타나 '카지노의 절반은 내 거'라 주장한다.
1-3.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1-4. 어느 날 투자자가 나타났다.
1-5. 헌데 이 투자자도 이름이 '장태영'이다. 얼굴도 사업가(깡패) 장태영과 똑같다.
1-6. 사업가 장태영과 투자자(혹은 작가) 장태영은 함께 조원근에 맞서 카지노를 차지하려 한다.

2. 위와 같은 줄거리라면 '리얼'의 장르는 액션 느와르가 맞다. 하지만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리얼'은 도저히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영화였다. 액션의 수준과 비중이 낮기도 낮거니와 느와르라 하기엔 이야기의 얼개가 매우 엉성하다. 아니, '이야기'란 게 아예 없다시피 하다.


3. '이름과 얼굴이 똑같은 두 남자'의 등장은 '리얼'을 흥미롭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그 두 남자를 훌륭한 비주얼의 김수현이 연기한다니, '어머! 이건 꼭 봐야 해!' 싶었다. 문제는 '이름과 얼굴이 똑같은 두 남자'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점. 아기 때 헤어졌던 쌍둥이? 도플갱어? 복제인간? 로봇? 이중인격?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다뤘던 조현병 환자의 환시?

4. '리얼'은 영화 초반에 이 미스터리를 해리성 인격장애로 풀어나갔다. '장태영'이란 한 사람 안에 깡패 장태영과 작가 장태영, 두 인격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5. 이사랑 감독이 언론시사회에서 길게 설명한 것처럼 '리얼'이 '무엇이 진짜인가'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면, 이 질문을 뼈대 삼아 이야기 의 살을 잘 붙였다면, 어쩌면 '리얼'은 괜찮은 작품이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얼'은 순식간에 논리와 개념을 상실했다. 맨 처음에 '장태영은 해리성 인격장애 환자야!'라고 보여주고서는 갑자기 '해리성 인격장애고 나발이고 나는 모르겠다! 의식의 흐름대로 가련다! 해석은 관객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빠져버렸다.

6. 결국 '리얼'은 137분짜리 김수현 영상화보집이 되고 말았다. 그것도 마약과 누드와 19금이 판치는 영상화보집.

7. 이사랑 감독은 '리얼'을 보고 관객들이 '진짜'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과 해석들을 내놓고 토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가 뭘 말하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어찌 '해석'을 하라는 건지 모를 일이다. 영화에 대한 토론이 아닌 감독의 자질에 대한 토론과 논쟁이 더 시끄러울 것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