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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기호4번 안정희..안재현..안정희.." 경선 뒷얘기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입력 : 2017/04/1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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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9일 장미대선이 벌써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들은 짧은 경선 과정을 거쳐 대선 후보를 확정했다. 1, 2주 안에 후딱 치른 경선이어서 이변 없이 누구나 예상한 인물들이 대선 후보가 됐다. 결과가 빤히 내다보이는 다소 싱거운 경선이었지만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았다.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대선 경선의 숨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돌아봤다.


#국민의당_뻘쭘_백블

국민의당은 지난달 25일 광주·전남·제주지역에서 첫 경선을 치렀다. '처음'이기도 하고 다른 곳도 아닌 '호남'이기에 결과에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된 이날 경선은 일명 '루이 안스트롱'의 탄생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동글동글한 글씨마냥 목소리도 마냥 소년인 줄 알았던 안철수 후보가 이날 작정하고 목에 힘을 잔뜩 준 채 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목소리 차이는 어마무시했다. 살짝 하이톤의 낭랑하던 목소리는 가래가 끓는 듯한 아재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안 후보가 입을 떼자마자 현장에 있던 기자도 깜짝 놀랐을 정도다.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끝나고 행사장(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을 가득 채운 시민들도 빠져나간 시각. 박주선 후보가 다시 행사장 안으로 들어왔다. 공식행사가 끝나고 취재진과 따로 만나 질의응답을 벌이는 '백브리핑'을 위해서다. 박 후보가 먼저 한마디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수십명의 기자들 가운데 박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미 정견발표를 통해 들을 이야기는 다 들은데다 아직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딱히 질문거리가 없었던 걸까. 뻘쭘해진 박 후보는 어정쩡하게 마이크를 들고 서 있다가 돌아갔다.

침묵의 백브리핑은 안 후보 차례에도 계속됐다. 그나마 박 후보 때보다는 덜 뻘쭘했다. 금세 분위기를 파악한 안 후보가 "이럴 땐 빨리 나가야 돼요"라는 농담으로 상황을 정리한 덕분이다. 눈치 빠른 안 후보는 이날 호남 경선에서 60.69%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_강제개명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는 두 명의 억울한 '강제개명' 피해자(?)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 내에 여러번 이름이 바뀌어 불린 두 주인공은 안희정 후보와 추미애 대표. 먼저 안 후보는 지난달 27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권 순회 경선에서 홍재형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안정희' '안재현'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호남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중요한 시간, 홍 위원장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홍 위원장의 실수는 세 번이나 반복돼 안 후보와 지지자들은 물론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처음 '안정희'라 불릴 때만해도 미소를 지었던 안 후보는 '안재현'이었다가 다시 '안정희'로 자꾸만 바뀌는 자신의 이름 때문인지, 20%의 득표율로 2위에 머문 경선 결과 때문인지 점점 얼굴이 굳어져갔다.

민주당의 '강제개명'은 마지막 경선이자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인 3일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서도 벌어졌다. 사회를 맡은 이재정 의원이 추미애 당 대표를 소개하면서 추 대표의 이름을 '추상효' '추미오이' 등으로 잘못 말하고 말았다. 이름이 잘못 불린 추 대표는 크게 웃으며 즐거워했지만 이 의원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했다. 짧은 한숨으로 연설을 시작한 '추미오이' 대표는 연설을 마치자 일부러 사회자석을 찾아가 실수한 이 의원을 격려하고 내려왔다.


#바른정당_MC성태_충격과_공포의_춤사위

이번 대선 경선을 통틀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김성태 바른정당 사무총장의 춤'이 1순위다. 나름 '신생정당'으로서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 바른정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날에도 '쇼 미 더 바른정당'이란 랩배틀 수상자들의 무대를 올리는 '파격'을 보였다. '정치'와 '바른정당'을 주제로 자작랩을 선보이는 청년들의 비트와 플로우에 덩달아 신이 난 걸까. 갑자기 한 명의 중년MC가 무대 위로 난입했다. 김성태 바른정당 사무총장이었다.

선글라스를 뺏어 쓰고 당당히 무대 위에 오른 김 의원은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두 팔을 머리 위로 들고 몸을 흔들며 한바탕 막춤을 췄다. 과연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은, 낯설지만 재밌는 풍경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열정을 불사르며 '하얗게 불태우고' 자리로 돌아온 김 의원. 이날 사회를 맡은 오신환 의원은 본인이 먼저 의원들의 참여를 요청했으면서 가장 열심히 참여한 김 의원의 댄스 한마당에 대해 "맨정신에 보기 어렵다"는 팩트폭력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