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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희생부활자' 소재가 신박하면 뭐하누 또 모성애 신파인 걸.avi

머니투데이 비디오뉴스팀 김수연 인턴기자, 비디오뉴스팀 이수현 기자|입력 : 2017/10/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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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희생부활자' 포스터. /사진 제공=(주)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 포스터. /사진 제공=(주)쇼박스

김래원, 김해숙 주연의 '희생부활자'는 제목만 봐선 당최 무슨 내용인지 1도 모르겠는 영화다. 그도 그럴 게 영화의 제목이자 핵심 소재인 '희생부활자'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그래서 '희생부활자'가 대체 뭐냐고? '억울한 죽음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이란 뜻이다.

'희생부활자'는 이 신박한 소재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풀어내면서 뻔하디 뻔한 '모성애'를 끼얹었다. 그 바람에 어딘가 스산한 기운이 감돌면서 잔뜩 똥줄이 타야 할 미스터리 스릴러가 억지 신파극으로 둔갑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안타깝게도 '흥'보단 '망'의 기운이 넘쳐나는 영화 '희생부활자'의 흥망 포인트를 꿀빵의 두 기자가 차근차근 짚어봤다.

먼저 '희생부활자'의 줄거리는 이렇다. 검사 진홍(=김래원)은 어느 날 엄마 명숙(=김해숙)이 집에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는다. 응? 울 엄마는 7년 전 오토바이 강도 사건을 당해 돌아가셨는데?? 서둘러 집으로 향한 진홍은 죽은 엄마가 살아 돌아온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을 겪는다. 엄마가 자신을 향해 식칼을 휘두르며 달려든 거다.

사실 명숙은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희생부활자(Resurrected Victims=RV)였다. 경찰(=전혜진)은 복수 대상만 노리는 RV의 특성으로 미루어 사실은 아들 진홍이 엄마를 죽인 진범이 아닐까 의심한다. 응? 나 검산데? 나 범인 아닌데? 나 엄마 아들인데? 하루아침에 살인범 누명을 쓰게 된 진홍은 홀로 진실을 추적해 나가고, 이 와중에 (언제부터 초자연적 현상까지 다루게 된 건지 모르겠는) 국정원(=성동일)은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모든 목격자와 언론을 통제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든다. 영화는 이 세 세력이 대립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을 그렸다.


흥 포인트 하나. 신박한 소재+색다른 좀비물
※간신히 쥐어짜낸 '희생부활자'의 유일한 흥 포인트입니다. 이마저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망(亡)스러울 수 있으나 오해 마시길※

곽경택 감독은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에서 'RV'란 초현실적 소재를 따왔다고 한다. 여기에 감독의 헤비급 상상력이 더해져 지금껏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 좀비(?)가 탄생했다. 영화 속 RV의 특징을 살펴보자면 기존의 좀비들과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다.

① 보통의 좀비들은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RV는 복수심으로 똘똘 뭉친 존재다. 복수 대상을 발견하면 원샷원킬로 저 세상에 보내버린다.
② 보통의 좀비들은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다가 누군가한테 쳐맞고서 쓰러진다. 하지만 RV는 누가 어쩌지 않아도 복수를 마치고나면 '체내발화'(몸 안에서 저절로 불이 나 타오름)를 통해 스스로 사라진다.
③ 보통의 좀비들은 아무 생각이 없고 또 멍청하다. 하지만 RV는 처음 만난 외국인과도 대화가 가능하다. 영화에서 명숙은 전세계 89번째이자 국내 1호 RV로 진단받는 과정에서 긴급 투입된 외국인 전문가와 무려 '히브리어'로 대화를 나눈다. 매우 유창하게.
④ 보통의 좀비들은 피칠갑을 한 극혐 비주얼이다. 하지만 RV는 털끝하나 상하지 않은 깔끔한 얼굴에 곱디고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7년 전 엄마의 살인사건 진범을 추적하는 아들 진홍(김래원)./사진제공=쇼박스
7년 전 엄마의 살인사건 진범을 추적하는 아들 진홍(김래원)./사진제공=쇼박스

망 포인트 하나. 허무하게 드러나는 진범
소재는 독특하고도 흥죽은 줄만 알았지만 다시 돌아온 엄마 명숙(김해숙사진제공=쇼박스 미롭지만 이야기는 그러하지 못하다. 7년 전 명숙이 살해당한 강도 사건은 유력한 용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수사가 종결된 바 있다. 그런데 명숙이 RV로 돌아왔다는 건? 진짜 범인이 따로 있단 의미. 더욱이 엄마가 생전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아들을 향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는 건? 아들내미가 진범?

'아들이 엄마를 죽였을지 모른다'는 찜찜함을 선사하며 시작한 영화는 91분 러닝타임 내내 진범 잡기에 혈안이다. 7년 전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 진짜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군지를 찬찬히 따져 나간다. 그런데 설명충마냥 쓸데없이 친절해서 재미가 없다. 모든 힌트를 대사로 짚어준 덕분에 열심히 머리 굴려가며 사건을 추리할 일? 음.슴. 인물과 인물 사이에 화살표를 그어가며 진범을 추측하는 쏠쏠한 재미?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음.슴.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단서들도 7년 만에 갑툭튀 한 점 역시 설득력 음.슴.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7년 만에 다시 살아 돌아온 엄마 명숙(김해숙)./사진제공=쇼박스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7년 만에 다시 살아 돌아온 엄마 명숙(김해숙)./사진제공=쇼박스

망 포인트 둘. 기승전 모성애?
슬픈 예감은 늘 틀리지 않는다. 애초 엄마와 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 때 예상은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결국 또 '엄마의 사랑' 이야기다. 삶의 유일한 희망, 법대생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억척스레 사는 엄마. 귀한 내새끼가 꽃길만 걷길 바라는, 아들을 넘나 사랑한 나머지 죽었다 살아 돌아올 만큼 모성애가 폭발하는 엄마. 그동안 얼마나 많이 봐온 모습인가. '모성애' 소재는 너무도 식상하고 예측 가능한 반전으로 이어졌다. 비뚤어질대로 비뚤어진 맹목적인 아들사랑은 끝이 뻔히 보이는 촌스러운 엔딩으로 치닫고 말았다.

망 포인트 셋. 새로움이라곤 1도 없는 캐스팅
'국민엄마' 김해숙은 이번 영화에서도 희생과 헌신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을 연기했다. 김래원과는 (영화 '해바라기'와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이어) 또 엄마-아들 사이로 만났다. 전혜진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와 '불한당'에 이어) 경찰 역할만 세 번째다. 이미 다른 작품에서 익히 봐온 캐릭터와 조합은 안 그래도 식상한 스토리를 더욱 식상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