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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재판⑩ '정치보복' 피해자 코스프레의 시작

[박근혜 재판으로 보는 '법과 정치'] 추가 구속영장 발부…朴 재판 보이콧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입력 : 2018/04/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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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朴. /사진=뉴스1
무표정한 朴. /사진=뉴스1

지난 이야기 요약 : 서울구치소에서 숙식하며 주4일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허리 통증을 이유로 다시 한 번 구치소 밖 병원에 들른다. 진료 결과는 '노화에 따른 퇴행성 증상'. 건강이 크게 나쁘진 않다는 얘기. 그래서인지 왼쪽 발가락 통증 때와는 달리 재판에 꼬박꼬박 출석한다. 한편 朴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으면서 朴의 재판은 묘한 긴장감에 휩싸이는데…



#10 '정치보복' 피해자 코스프레의 시작


朴의 40년지기 친구인 최순실은 대통령 빽으로 낙하산을 여러 명 내려보냈어. 유재경 전 미얀마 대사도 그 중의 한 사람이지. 지난번에 '최순실의 금고지기'라 불리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 이야기를 했었잖아? 바로 그 이상화 전 법인장이 유재경 전 대사의 낙하산을 도와줬어. 이력서를 받아다가 최순실한테 전달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지. 朴이 유재경 전 대사를 미얀마 대사로 임명한 거야.

유재경 전 대사는 2017년 9월5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서 '최순실이 밀어준 건 알았지만 그 뒤에 朴이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어. 이상화 전 법인장이 이력서를 달라고 했을 때도 누구 빽으로 어느 자리에 가는 건지 1도 알지 못하고 그냥 준 거래.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에 필요한 서류를 달라고 연락이 왔을 때 다시 이상화 전 법인장한테 '내가 누구 ㅊㅊ으로 가는 거?'라고 물어봤지만 '회장님'이라고만 하더래.

최순실 빽으로 취뽀?
최순실 빽으로 취뽀?
그 '회장님'이 바로 최순실이지. 유재경 전 대사는 이력서가 넘어가고나서 자신을 대사로 꽂아준 최순실과 만났어. 그 자리엔 이상화 전 법인장도 있었고 그 유명한 고영태도 있었지. 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딸랑딸랑' 사건이 나름 핫했는데 이게 뭐냐면 최순실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유재경 전 대사가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최순실에게 충성맹세를 했다는 썰이야. 유재경 전 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어. 그저 '열심히 하겠다'고만 말했을 뿐이라고 말이야. '열일하겠음'이란 말이 충성맹세면 대체 자기한테서 충성맹세 들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거냐며. 여기저기에 다 '열일하겠다'고 했다며.

2017년 3월31일 구속돼 벌써 9월이 됐으니 朴의 구치소 라이프도 어느덧 5개월이 넘어가고 있었어. 하지만 이때까지 朴에게 면회를 온 사람은 온리 원. 외쳐! 유!영!하! 최애이자 고정픽 유영하 변호사와 다른 극소수의 변호인을 제외하면 구치소에서 朴을 만난 사람은 0명. 면회하러 온 사람이 없었거나, 기껏 왔는데 朴이 퇴짜를 놓았거나. 경우의 수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朴의 구치소 생활은 매우 외로웠단 얘기지.

왓 더 건전콘텐츠?
왓 더 건전콘텐츠?
오직 유영하를 비롯한 변호인들하고만 말을 섞는 朴은 2017년 9월7일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마주하게 됐어. 이 자리에서 김종덕 전 장관은 2015년 1월9일 朴이 자길 청와대로 불러다가 '젊은 애들이 잘못된 영화를 보고 잘못된 생각을 하네? 이딴 정치 편향적인 영화에 지원해서 되겠음? 관리 좀 잘하길'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놨어. 또 朴이 얘기한 '정치 편향'이란 단어에서 '진보좌파 영화 땜에 저러나 봄?'이라 생각했대. 이건 뭐다? 朴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슬쩍 흘린 거다!

이틀 뒤엔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따로 만났는데 거기서도 朴의 지시사항이 전달됐어. 김종덕 전 장관은 그 내용을 수첩에 적어놨는데 이렇게 썼지. '건전콘텐츠 철저 관리 ㄱㄱ'. 앞의 9편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건전콘텐츠'가 뭘 얘기하는지 알고 있을 거야. 검찰은 朴정부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다 관리한 게 들키면 곤란해지니까 일부러 '건전콘텐츠'라 이름을 붙인 거라 봤어.

뒤쪽에 연노랑 집이 朴의 새 집./사진=뉴스1
뒤쪽에 연노랑 집이 朴의 새 집./사진=뉴스1
벌써 9월이 됐어. 朴의 구속기한(2017년 10월16일)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지. 슬슬 '이러다 1심 선고하기 전에 朴이 석방되는 거 아님?'이란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 아직도 재판에 불러서 얘기를 들어야 할 증인들이 ㅎㄷㄷ하게 많았으니까.

하지만 아직 검찰에겐 카드가 남아있었으니… 朴을 재판에 넘길 때 공소장에 적은 혐의 말고 새로운 혐의로다가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거야. 만약 그 구속영장을 법원이 '콜!'하면서 발부한다면? 朴은 꼼짝없이 서울구치소에서 6개월을 더 숙식해야 하지. 이사간 새 집을 구경할 수 있는 날이 6개월 더 미뤄지는 거야. 과연 朴은 새 집에 곧장 갈 수 있을까, 반년을 더 구치소에 있어야 할까?

박근혜 前대통령, 구속 만기로 석방? 추가 구속?

블랙리스트 보고서는 과연 朴에게로…?
블랙리스트 보고서는 과연 朴에게로…?
블랙리스트 재판은 계속됐어. 2017년 9월8일 재판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차례대로 증인으로 나왔어. 아쉽게도 두 사람의 말은 엇갈렸지. '좌편향 문화예술인, 단체들의 이름을 적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얘네들은 돈 주지 마'란 얘기가 朴한테 보고가 됐는지, 안 됐는지에 대해서였어. 신동철 전 비서관은 보고서를 대통령 부속실에 보냈다(=朴한테 갔다)고 했는데 박준우 전 수석은 '글쎄;; 朴한테 갔는지, 안 갔는지 모르겠는데?'라고 한 거야. 이게 핵심 포인트인데… 아쉽…

2017년 9월11일 재판은 전쟁터였어. 최순실의 측근이자 '정유라의 말타기 도우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등판해서 팩폭을 뻥뻥 터뜨렸기 때문이지. 박원오 전 전무의 얘길 정리하자면 일단 삼성은 코어스포츠로 보낸 돈을 최순실이 자기 뫰대로 막 쓰고 있단 걸 알고 있는 눈치였대. 2015년 12월에 언론에서 '삼성이 정유라를 스페셜 관리하고 있는 냄새가 난다! 킁킁!' 취재에 들어가니까 식겁한 삼성과 박원오 전 전무가 대책회의를 열었단 말이지? 이 자리에서 박원오 전 전무가 '최순실이 돈을 막 쓰고 다녀요'라고 고자질을 했는데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그 얘길 듣고도 무반응이었단 거야.

삼성은 (사실상 최순실 거인)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승마선수들의 활동을 지원했는데 겉으로만 승마선수'들'이지 속으론 '오직 정유라'만 지원한 거란 의심을 받고 있었어. 그 '지원' 중에는 엄청 비싸고 좋은 말을 사다가 정유라한테 빌려준 것도 포함됐지. 근데 최순실은 말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아예 삼성이 사주는 거로 알고 있었나봐. 계약서에 '말의 주인=삼성'이라 적힌 걸 보고 화를 내더래. 그러면서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혼잣말이지만 삼성을 깠대.

다급해진 최순실네 변호인은 박원오 전 전무의 사생활을 들먹이며 '판사님, 이 인간 말은 믿을 게 못 돼요' 전략을 펼치려 했어. 재판부는 '쓸데없는 신상 털기는 이제 그만'이라고 말렸지.

제가 차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진=뉴스1
제가 차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진=뉴스1
다음날 재판에서 朴은 보고 싫은 사람과 마주해야 했어. '나쁜 사람'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주인공이지. 최순실 건드렸다가 정년도 못 채우고 공뭔 생활 마감할 뻔했던(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2차관으로 컴백) 바로 그 사람이야. 朴이 '나쁜 사람'이라고 찍어다가 '그 사람이 아직도 있어?'라며 사표 내라고 압박했다던 그 사람.

노태강 차관은 강태서 운영지원과장이 찾아와 훅 사표 압박을 넣었을 때 이렇게 물어봤대. '누구 지시인지 솔직히 말해' 그랬더니 강태서 과장이 '장관보다 윗선'이라고 답했다네? 장관보다 위? 그렇다면…

이 얘길 가마니 듣던 朴은 '그 사람이 아직도 있어?'란 대목에서 어이없다는 듯 웃었어. 유영하 변호사를 쳐다보면서. 하지도 않은 말을 갖고 소설 쓰고 있네, 이런 의미였을까?

'나쁜사람' 노태강 "사직 요구, '장관 윗선 지시'라 들어"

2017년 9월14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강태서 전 문체부 운영지원과장은 노태강 차관과 같은 얘길 하고 돌아갔어. 위에서 시키길래 노태강 차관을 만나 '후배들을 위해 이만 gg치고 퇴갤 좀'이라 요구하긴 했다만 애초에 노태강 차관이 인사대상도 아니어서 이상한데다 장관도 어쩔 수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걸 보니 장관보다 더 윗선=대통령=朴이 지시한 거구나, 생각했단 거야.

朴만 아는 바보.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朴만 아는 바보.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朴의 혐의들 중엔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있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피처링한 혐의인데 청와대 문건을 공뭔도 아니고 아무도 아닌 친구 최순실한테 유출한 혐의지. 중간에서 문서를 전달한 사람이 바로 정호성 전 비서관이야. 朴의 '문고리 실세'라 불리던 사람이지. 한때는 朴과 청와대에서 일했던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제는 '구치소 동기'가 된 朴과 다른 데도 아닌 법정에서 다시 만났어. 2017년 9월18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거든.

구치소에 가든지, 파면을 당하든지 한 번 대통령은 영원한 대통령인가봉가? 정호성 전 비서관은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이 재판을 받으시는데ㅠ 참담한데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ㅠ 고흐흑 바흐흑' 눈물즙을 쏟으며 모든 증언을 거부했어. 덕분에 재판은 또 한 번 조기종료됐지. 대신에 재판이 끝날 무렵에 정호성 전 비서관의 토크 타임이 마련됐어. 7분 정도 혼자서 얘길 했는데 내용은 모두 '울 대통령 朴은 그런 나쁜 사람 아니에염ㅠ 24시간 국정에 올인하신 분임ㅠ 최순실한테 문건 보낸 건 국민들이 이해하기 좋으라고 도움 받으려 한 거임ㅠ 일 잘해보려고 한 거였다구염ㅠ' 등등 朴 쉴드 대잔치였지.

이 얘길 듣고 있던 유영하 변호사도 울고, 朴덕후들로 가득찬 방청석도 울고. 법정은 뜻밖의 눈물파티. 정호성 전 비서관 쪽으론 눈길을 주지 않던 朴도 유영하 변호사가 울먹이니까 휴지로 눈가를 톡톡 찍어냈지.

"뇌물에 결벽증 있던 분" 정호성 말에 눈가훔친 朴

나와라! 눈물즙!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나와라! 눈물즙!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눈물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법정에선 이후로도 朴의 재판이 계속 진행됐어. 그리고 2017년 9월26일 검찰이 비장의 카드를 날렸지. 바로 朴의 추가 구속영장 청구!(두둥) 곧죽어도 朴의 구속 기한인 2017년 10월16일까진 1심 재판이 끝날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朴 구속 6개월 추가요~'를 요청한 거야. 朴이 처음 구속됐을 때 구속영장에 SK랑 롯데 뇌물 사건은 빠졌었거든? 뒷북이지만 그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구속영장을 내달란 얘기지. 만약 법원이 '콜!'하고서 구속영장을 또 발부한다면? 朴은 꼼짝없이 서울구치소에서 길게는 6개월을 더 살아야 해.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홈스윗홈으로 컴백하는 거고.

朴네는 바로 'ㄴㄴ'를 외쳤어. '재판 다 끝나가는 마당에 웬 뒷북? 이제 와서 무슨 구속영장을 또? 재판 얼른 끝내고 싶어? 그럼 검찰 니들 먼저 증인 신청 취소하란 말이야!'란 입장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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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혐의가 넘나 많은 탓에 그동안 빡빡한 재판 일정을 잡아 열일해 온 재판부로선 다시 한 번 번민의 시간이 시작됐어. 朴의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이냐, 말 것이냐! 재판부는 일단 검찰과 朴네 변호인의 의견서를 받아서 살펴본 다음에 2017년 10월10일 추가 구속영장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어. 영장실질심사가 뭔지는 저어어어번에 배웠지? 그 심사를 다시 한다고 보면 돼.

'정유라 말타기 도우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다시 한 번 증인으로 나와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말하길 朴이 말 사주라고 시킨 거고, 이거 터지면 탄핵행임. 니도 말조심 좀plz. 안 그럼 사망각'이란 폭탄발언을 하고(2017년 9월29일), 구치소 독방에서 외로이 보낸 추석연휴도 다 지나가면서 어느덧 운명의 데스티니, 그 날이 왔어. 朴이 6개월을 더 구치소에서 숙식해야 하는지, 짐 싸들고 체크아웃 하는지 결정지을 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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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10일 검찰과 朴네 변호인은 그 어느때보다 더 격렬하게 싸웠어. 검찰이 朴을 6개월 더 붙잡아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이래.

'朴은 그동안 검찰 조사, 탄핵심판 등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고, 이번 재판에서도 아프다면서 세 번이나 빠지다가 재판부가 뭐라 하니까 나왔다. 딴 사람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구인장까지 발부됐는데도 무시하고 안 나갔다. 이런 朴을 풀어준다면? 앞으로의 재판에 아예 안 나올 가능성 백퍼. 빼박. 게다가 나가서 증인들 만나고 다니면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 증인들이 맘을 바꿔서 증언을 홀랑 뒤집어 버리면 재판 폭망각. 앞으로 재판을 빨리빨리 진행하고, 朴과 최순실이 무슨 짓을 벌였는지 진실을 파헤치려면 구속영장 발부 가즈아!'

반대로 朴네 유영하 변호사는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하다니, 그거슨 넘나 부당한 일이라고 반박했어.

'검찰이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SK·롯데 뇌물 사건은 이미 다 재판했구만 뭔 뒷북이람? 첫 번째 구속영장에 관련 내용이 다 들어갔는데 왜 또 쓸데없이? 朴을 두 번 죽일 거임? 증인들도 법정에 나올 만큼 나왔고, 증거들은 죄다 검찰이 압수해 갔는데 무슨 수로 증거인멸? 석방하고 불구속 재판으로 가즈아!'

사시사철 긴팔 긴바지 차림인 朴. 신발은 굽 있는 구두→샌들→효도화st로 바뀜./사진=뉴스1
사시사철 긴팔 긴바지 차림인 朴. 신발은 굽 있는 구두→샌들→효도화st로 바뀜./사진=뉴스1
검찰과 유영하 변호사의 발언이 끝나고서 재판부가 朴한테 직접 물었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말이야. 이쯤되면 한마디라도 할 만 한데 朴은 또다시 입도 뻥긋하지 않았지. 석방을 백퍼 확신했기 때문이었을까?

재판부는 며칠 더 고민해 보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어. 이날이 화요일이고 재판부가 이번 주 중에는 결정할 거라 했으니까 수목금 3일 정도의 시간이 남은 거지. 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울 순수한 朴을 석방하라!' 외쳐댔고, 언제는 朴을 당에서 내보내느니 마느니 하던 자유한국당도 '朴 추가 구속은 좀 아니지 않음?'이라며 구속영장 발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가운데 재판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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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불구속하라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그의 단식은 14일 만에 조기종료됐다.
朴의 불구속하라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그의 단식은 14일 만에 조기종료됐다.
朴이 6개월을 더 구치소에 있을지, 드디어 내곡동 새 집에 발을 들이게 될지 궁금 터지는 이 와중에 朴이 구속이 되거나 말거나 재판이 더 길어질 거란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어. 심심하면 등장하는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이 또 불거졌기 때문이지. 2012년에 朴네 대선 캠프에서 일했고 지금은 대한애국당 소속이라는 신혜원이란 사람이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는 최순실 게 아니라 울 대선캠프 팀에서 썼던 거 같은데? 이상한데?'라며 기자회견을 했거든? 朴네 변호인이 이 신혜원의 진술서를 재판부에 갖다내면서 '그 태블릿PC가 최순실 게 아니란 썰이 나왔으니 검토 좀'이라고 요청했어. 영원히 고통받는 태블릿PC…

구속영장 추가 발부를 기다리면서 朴은 구치소에서 '대망'이란 책을 읽으며 보냈대. 일본 전국시대 때 이름을 날렸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인데 朴이 이 중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빙의돼 있단 얘기가 전해졌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후진 집안에서 태어나서 쭉 2인자로 있다가 참고 참고 또 참은 끝에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제끼고 전국 1짱을 먹은 인물이야. 朴도 이 모진 구치소 생활과 치욕스런 재판을 참고 참고 또 참아서 언젠간 1인자로 컴백하리라,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는 게 아니냔 거지.

朴이 '대망'에 빠져있을 때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朴의 '세월호 7시간 의혹', 다들 알고 있지? 2017년 10월12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열어서 '朴네 청와대가 朴이 세월호 사고를 맨 첨 보고받은 시각을 나중에 조작함. 원래는 오전 9시30분인데 10시로 조작함. 朴이 보고를 받고서 지시를 하기까지 갭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그런 듯'이라고 발표한 거야.

2014년 4월16일 중앙재해안전대책본본부에 나타난 朴.
2014년 4월16일 중앙재해안전대책본본부에 나타난 朴.
세월호 참사 때 朴의 이해 못할 뒷북 대응은 헌재의 탄핵심판 때도 얘기됐던 문제지. 朴으로선 지금 받고 있는 재판과는 1도 상관 없는 얘기지만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되느냐, 마느냐를 앞두고 터진 이 의혹이 은근 신경쓰였을 거야. 정치권에서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각도 조작하는 朴 ㅉㅉ, 더 구속시켜!'란 말들이 나오기도 했고.

그리고 2017년 10월13일. 정말 소름 돋는 일이 일어났어. 朴네 재판부가 고심 끝에 朴의 구속을 해체…가 아니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했어. 朴을 풀어줬다간 나가서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다는 이유지. 이게 뭐 때문에 소오오오름인 거냐고?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어. 이게 포인트가 아니야.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한 장 더 추가하면서 朴의 구속 기간이 6개월 더 늘어났는데 끝나는 날짜가!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그 날! ㄷㄷㄷ

재판부는 왜 구속영장을 내준 걸까? 아무래도 朴이 한때 대통령이었다보니 청와대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법정 가서 똑바로 말해'라며 회유 내지 협박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젤 큰 이유였어. 발가락이 아프다며 재판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소듕한 일주일을 날렸던 일, 이영선 전 행정관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네 재판에 증인으로 몇 번이나 채택되고도 끝까지 나가지 않은 점도 '朴님의 구치소 생활이 6개월 연장되었습니다'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얘기가 나왔지.

'추가구속' 박근혜, '불출석 버티기' 제 발등 찍었나

내곡동 새 집아, 6개월 뒤에 보자. /사진=뉴스1
내곡동 새 집아, 6개월 뒤에 보자. /사진=뉴스1
어쨌거나 재판부는 최장 6개월의 시간을 벌었어. 그렇다고 재판을 쉬엄쉬엄 할 순 없지. 朴과 공범으로 묶인 다른 사람들(ex. 정호성, 차은택 등)이 진작에 재판을 다 끝마치고 선고만 기다리고 있었거든. '공범'인데 한쪽만 먼저 결론을 내릴 순 없잖아? 朴네 재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까지 마냥 구치소에서 대기만 타고 있던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朴 재판에 부스터를 가동해야 했지.

이제까지 한 80번 정도 진행된 재판에서 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어. 맨 첫 재판에서 직업과 사는 곳을 밝히면서 '무직입니다' '삼성동 어디어디'라고 답했을 때랑 재판부가 '직접 할 말이라도?' 물었을 때 '음슴'이라 답한 정도? 그 이후로는 아예 입을 열질 않고서 '도리도리' '끄덕끄덕'으로만 자기 생각을 표현했지.

하지만 구치소 생활 +6개월이 결정되고서 처음으로 열린 재판에선 달랐어.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朴한텐 멘붕이었나봐. 석방돼서 내곡동 집에 돌아갈 줄로만 알았는데 뜻밖의 구치소 연장 소식에 충격이 컸나 봄? 2017년 10월16일(원래는 이 날이 구속 마지막날) 재판에 나와서는 직접 입장을 밝혔어. 드디어 朴이 말을 하기 시작한 거야.

朴은 미리 준비해온 종이를 보면서 쭉 읽어나갔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이래. '구속되고 참담. 믿었더니 배신잼. 그치만 (나는 무죄라는) 진실을 밝히려고 참음. 근데 으아니 이게 무슨 추가 구속영장? ㅇㅈ 못함. 변호인들도 그만 두겠대. 재판부 못 믿겠음. 나머지 재판은 재판부 니네 맘대로 하렴. 그래도 (내가 무죄라는) 진실은 밝혀질 거. 정치보복 그만 좀. 나는 간다. ㅃㅇ'

박근혜 "모든 책임 내가 지고, 기업인에겐 관용을"

구속영장 발부 ㅂㄷㅂㄷ /사진=뉴스1
구속영장 발부 ㅂㄷㅂㄷ /사진=뉴스1
朴네 변호인들도 거들었어. 구속영장이 또 발부되는 꼴을 보니 앞으로 법정에 나와 변호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모두 사임하겠다고 밝힌 거야. 朴의 변호를 안 하겠단 얘기지. 재판을 하든지 말든지 니들끼리 알아서 하란 거지.

이렇게 되면 朴은 새로운 변호인을 데리고 오거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다가 나머지 재판을 받아야 해. 그렇게 되면 새 변호인들은 다시 10만쪽이 넘는 수사기록 자료를 봐야 하고, 그동안 진행된 엄청난 양의 재판 자료도 살펴야 하지. 그럼 또 재판은 늦어지고 미뤄지고 늘어지겠지.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

재판부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할테니까 그만 두지 말고 돌아오라고 朴네 변호인단을 말렸어. 하지만 변호인단은 재판이 끝나고서 '朴도 재판에 안 나올 거. 국선변호인 no필요'라고 밝혔어. 朴 재판인데 朴이 없는 거야. 朴 없는 朴 재판이 시작된 거지. 이걸 어쩐다?

朴이 그야말로 핵폭탄을 터뜨리고 간 건데 이걸 두고 말들이 많았어. '법정에 나와서 법으로 싸워야지 왜 자꾸 자기 사건을 정치 문제로 가져가는지 모를' '본인 재판에 안 나와봤자 불리한 건 본인인데 왜때문에?' '재판 또 늦어지면 구치소 생활도 늘어나는 건데 읭?' '1심 제끼고 2심에서 반전각?' 등등.

박근혜 前대통령, 1심은 포기?…'재판 보이콧' 속내는

뭔 생각?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뭔 생각?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2017년 10월19일 재판이 열렸어. 하지만 朴네 변호인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지. 朴도 건강이 안 좋다면서 나오지 않았어. 재판부는 할 수 없이 朴을 변호할 국선변호인을 지정하기로 결정했어. 朴 사건은 변호인이 없이는 재판을 진행할 수가 없는 사건이야. 형사소송법에선 피고인이 구속 상태이거나 형량이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의 죄목으로 기소된 사건은 반드시 변호인이 있어야 재판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있거든. 朴은 혐의가 18개나 되니까 '3년 이상의 징역'쯤은 가뿐히 뛰어넘지. 그래서 재판부는 서둘러 국선변호인을 구해다가 재판을 다시 진행하려 한 거야.

문제는 국선변호인이 지정되고도 한참을 기다려줘야 한다는 거. 국선변호인들이 그 많은 서류들을 다 복사해다가 읽어보고 사건을 파악할 때까지 재판을 미뤄야 한다는 거. 국선변호인이 있어도 朴이 만나줄 거 같지 않다는 거. 朴은 최애 유영하 변호사랑만 만나주니까. 그럼 국선변호인들이 멘붕일테고 그럼 재판도 멘붕이고…

국선변호인들로선 서로 朴 재판을 안 맡으려 했어. 재판부가 '누구 朴 사건 변호할 사람? 손?'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30명의 전담 국선변호인(국선 사건만 변호하는 사람) 중에서 딱 한 명만 손을 들었대. 넘나 역대급 스케일의 사건이기도 하고, 맡아봤자 여기저기서 욕 먹을 게 뻔하니까 다들 고굽척한 거지.

판사랑 눈 마주치지 마. 고기 굽는 척 해. /사진=Pixabay
판사랑 눈 마주치지 마. 고기 굽는 척 해. /사진=Pixabay
재판부는 2017년 10월25일이 돼서야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했다고 밝혔어. 정말 어렵게 모은 소듕한 5명이지. 6년차부터 31년차까지 두루두루 선정했다는데 누군지 밝혔다간 인터넷에서 신상 탈탈 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욕받이가 될까 걱정된다며 누군지는 알려주지 않았어.

이제 이 5명의 국선변호인들이 朴 없는 朴 재판을 이끌어가야 해. 2017년 한반도를 뒤흔든 엄청난 사건을 맡았다는 뿌듯함과 '매일 철야 근무행' 똥을 밟은 이 국선변호인들은 과연 어떤 변호 전략을 들고 나올까? 국선변호인들이 뜻밖의 열일로 재판에 반전을 줄 수 있을까? 朴은 언제 다시 재판에 나올까? 朴 없는 朴 재판의 결과는 과연…?

(1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