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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배달음식'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생민하다] ②-1 배달앱 퍼플 등급인 그녀가 구내식당·집밥만 먹어보니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홍재의 기자|입력 : 2017/12/23 09:10|조회 : 22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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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처럼 살 수 있을까?
김생민처럼 살 수 있을까?
'저축왕' 김생민처럼 '생민하게' 살면 나도 10억원을 모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아껴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면 미래에 폐지를 줍지 않고도 몸도 마음도 편히 살 수 있을까.

김생민의 조언대로 살아봤다. 누가? '배고픔'은 잘 알지만 '배부름'은 모르는 탓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식탐 탓에 배달앱 '퍼플' 등급에 오른 기자 A씨와 '사람이 먼저다'를 좌우명으로 삼은 탓에, 더치페이는 외국인들이나 하는 거란 생각 탓에 365일 중 200일을 술약속으로 채운 기자 B씨가 해봤다.

단 3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A는 배달앱을 끊고 식욕을 참아봤고, B는 술약속은커녕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고 '생민하게' 살려 노력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생민하게 산다'는 게 얼마만큼 가능했을까. A와 B의 생생한 후기 속으로 스따뚜~!


[#생민하다]
1. '생민하다'의 모든 것
1-①. '생민하다'의 모든 것 : 아껴 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어른이 되려면?
1-②. '생민하다'의 모든 것 : 돈 안 쓰고 몸도 멘탈도 건강한 어른이 되려면?

2. '생민하게' 살아본 후기
2-①'삼시세끼 배달음식'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2-②'술 마시면 3차까지'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식탐요정' A의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잘 먹었다. 보통의 1인분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늘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올랐고, 그걸 먹어야만 몸도 마음도 편했다.

뭔가를 먹을 땐 늘 '조합'을 생각한다. 메인이 있으면 사이드가 있어야 하고, 단 게 있으면 짠 게 있어야 하고, 뜨거운 걸 먹었으면 찬 음식으로 달래줘야 하고, 느끼한 걸 먹을 땐 시원한 탄산음료를 꼭 곁들이는 식이다.

뜨거운 걸 먹었으면
뜨거운 걸 먹었으면

차가운 걸 먹어줘야 인지상정.
차가운 걸 먹어줘야 인지상정.

지금 일하고 있는 팀에서는 가장 선배이기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팀원들과 함께 식당에 가고, 맛있게 먹고, 돈은 내가 낸다. 팀원이 5명일 땐 총 6인분값을 계산해야 하니 식비 지출이 어마어마했다.

1시간이 좀 넘는 퇴근길을 거쳐 집에 도착하면 또 배가 고프다. 솔직히 얘기하면 배가 고프다기보다는 뭔가를 또 먹고 싶어진다. '오늘은 떡볶이로 마무리해 볼까' '야식은 닭발이지' '곱창볶음을 먹어줘야 할 시기야' 등 메뉴는 곧바로 생각난다.

요즘엔 바로결제가 되는 배달앱이 있기 때문에 뭔가 먹고 싶을 때 바로 주문 및 결제를 끝내고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페이를 이용하면 카드 번호 누르고 인증하고 할 거 없이 지문인식 한 번이면 '결제 끝'이다.

이렇게 식욕의 노예로 마구 먹어제낀 결과. 배달앱 퍼플 등급에 올랐다. 퍼플은 두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 달에 7회 이상 바로결제를 이용한 고객을 말한다. 최고 등급은 '블랙'으로 바로결제 주문횟수가 월 19회 이상이면 등극하는데 아쉽게 한 끗 차이로(2~3회 모자랐다) 블랙이 되지 못했다.

'블랙 가즈아'/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블랙 가즈아'/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 게 버릇이 되니까 점점 단가가 올라갔다. 예전엔 중국집에 주문할 때 탕수육과 짜장면 세트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양장피나 고추잡채 세트 등 고급진 메뉴를 고른다. 11월에 총 16차례 배달주문을 넣었는데 평균 금액이 2만4312원이다. 혼밥 한 끼에 2만4000원을 쓰는 (먹는 데서만은 확실히) 욜로족, 그게 나다.



'김생민의 영수증'을 들으면서 많은 걸 느꼈다. 슬슬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미친 듯이 돈 쓰며 살다간 나중에 굶어 죽을지 모른다'는 현자타임을 가질 때쯤이었기에 더욱 깊은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래. '절실함'을 가지고 지금부터라도 해보자. 생민하게 살아보자!

정신 차려, 나새끼야. /사진=머니투데이 DB
정신 차려, 나새끼야. /사진=머니투데이 DB

짧은 기간이지만 3일 동안 '생민하게 살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하는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배달음식 금지. 배달앱은 쳐다도 보지 말 것.
2. 회사에서 점심 먹을 때 외식 금지. 구내식당 이용.
3. 커피는 누가 사줄 때만 마시는 것.


평일엔 구내식당이 있어서 끓어오르는 식욕을 자제할 수 있었다. 최근 회사와 계약을 맺은 식당이 대폭 늘어난 덕분에 그날 그날 입맛에 맞춰 식당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내식당의 대부분은 밥, 고기 혹은 생선, 다양한 밑반찬, 찌개 혹은 국 등으로 구성된 백반을 파는 곳이라 영양만점에 맛도 좋고 배도 든든했다. 그야말로 그뤠잇!

하지만 구내식당의 최대 단점은 메뉴가 늘 그게 그거란 점. 점심에 A식당에서 제육볶음에 밥 한 그릇 뚝딱 했는데 저녁에 찾은 B식당의 메뉴도 제육볶음이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살짝 아쉬운 양과 질. 구내식당에서 백반을 먹은 날이면 오후 3~4시쯤 미친 듯이 배가 고파졌고, 단 게 먹고 싶어졌다. '아이스 카페라테 한 잔에다 레드벨벳 케이크 한 조각을 먹고 싶다' '배가 고프면 집중력이 떨어지니까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샌드위치를 하나 사먹자' '팀원들에게 간식으로 떡볶이를 쏠까' 등등 먹을 생각을 하고, 돈 쓸 구실을 찾았다.

식후 커피 한 잔을 늘 챙겨마시던 습관을 한순간에 버리기란 역시 무리였다. 사은품으로 받은 별다방의 아메리카노 쿠폰 2장과 동료 기자의 선한 마음씨로 간신히 방어했다. 야근을 할 때면 사무실에 있는 정수기와 언제나 무료로 제공되는 믹스커피로 쓸쓸함을 달랬지만 카페에서 사마시는 커피 맛을 잊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생민의 조언대로 '생민하게' 살려면 집에서 밥을 해먹어야 한다. 반찬가게에서 밑반찬을 구입해 냉장고에 쟁여놓은 다음 끼니마다 꺼내먹는 버릇을 들여야 '그뤠잇!' 칭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스마트폰 터치 몇 번과 1초 지문인식으로 방어회니 간장게장이니 보쌈이니 양장피 세트니 각종 요리를 먹어댄 버릇이 들어있다보니 '집에서 밥을 해먹는다'는 게 매우 낯설었다. 밥이야 전기밥솥이 해주거나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다 치자. 무슨 반찬을 해먹지? 그 반찬을 만들려면 마트에 가야 하고, 무얼 사야 하고, 어떻게 조리해야 하지? 남은 음식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음식물 쓰레기는 어쩌고?

'절실함'이 있다면 이런 쓸데없는 생각 끝에 '집에서 요리해 먹기'를 포기하고 3분요리를 데워먹거나 '스튜핏'한 과거의 내가 사놓은 소고기를 구워 먹으며 '지금 당장 돈을 쓰지 않았으니 그뤠잇이야'라 안심하는 등의 어리석은 행동을 하진 않았을 거다.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멸치고추볶음, 어묵볶음, 시금치 나물 무침, 장조림 등의 밑반찬을 구입해야 했다. '밥도둑' 젓갈 몇 종류만이라도 사다놨어야 했다. 콩나물국, 두부된장찌개 등 간단한 국물요리는 직접 해먹었어야 했다.

평소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스튜핏한 나와 안전이별하지 못한 덕분에 결국 나는 '생민하게' 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폭발하고 말았다. '소화가 안 될 땐 소화제나 탄산음료를 사먹지 말고 점프를 하라'란 김생민의 조언은 효과가 있었다. 매우 좋지 않은 효과가…



짧지만 강렬한 체험 끝에 '식탐요정'이 내린 결론. 잘못된 습관을 한순간에 버리기란 매우 어렵다. 일단 음식의 노예가 돼버린 내 꼴을 직시하고, 인정하자. 그리고서 작은 목표들을 세우자. 일주일에 배달음식을 5회 주문해 먹었다면 '이번주는 3회로 줄여보자'라거나 '2주에 한 번쯤은 보상데이를 갖자' 등 먹지 못하고 돈 쓰지 못해 생기는 스트레스를 조금씩은 풀 수 있도록 나만의 규칙 내지 장치를 마련하는 게 좋겠다.

배달앱을 삭제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어차피 다시 설치하고 가입해서 또 주문해 먹더라. 내 스스로가 참고 참고 또 참아야 한다. 그렇다고 식탐을 단번에 억누르기란 불가능하다. 과일이나 채소스틱을 준비해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 사이에 틈틈이 먹어주자.

'뭐든 쉽게 단번에 되는 건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이번 체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서서히 고쳐나가야 한다. 전국의 '식탐요정'들이여, 님들은 부디 나처럼 폭발하지 말고 '절실함'으로 천천히 나아가시길. 우리, 조금씩 생며들어요.

노력하는 우리 존재 파이팅! /사진=mnet '방송의 적' 방송화면
노력하는 우리 존재 파이팅! /사진=mnet '방송의 적'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