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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면 3차까지'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생민하다] ②-2 일주일 3~4번 술 마시는 그가 '10시 반' 집에 간다고 하자…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입력 : 2017/12/24 10:02|조회 : 29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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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민하게 살 수 있을까? /사진=머니투데이 DB
생민하게 살 수 있을까? /사진=머니투데이 DB
'저축왕' 김생민처럼 '생민하게' 살면 나도 10억원을 모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아껴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면 미래에 폐지를 줍지 않고도 몸도 마음도 편히 살 수 있을까.

김생민의 조언대로 살아봤다. 누가? '배고픔'은 잘 알지만 '배부름'은 모르는 탓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식탐 탓에 배달앱 '퍼플' 등급에 오른 기자 A씨와 '사람이 먼저다'를 좌우명으로 삼은 탓에, 더치페이는 외국인들이나 하는 거란 생각 탓에 365일 중 200일을 술약속으로 채운 기자 B씨가 해봤다.

단 3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A는 배달앱을 끊고 식욕을 참아봤고, B는 술약속은커녕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고 '생민하게' 살려 노력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생민하게 산다'는 게 얼마만큼 가능했을까. A와 B의 생생한 후기 속으로 스따뚜~!


[#생민하다]
1. '생민하다'의 모든 것
1-①. '생민하다'의 모든 것 : 아껴 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어른이 되려면?
1-②. '생민하다'의 모든 것 : 돈 안 쓰고 몸도 멘탈도 건강한 어른이 되려면?

2. '생민하게' 살아본 후기
└2-①'삼시세끼 배달음식'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2-②'술 마시면 3차까지' 습관 버리고 '생민하게' 살아봤다.avi


'음주요정' B의 이야기
'사람이 먼저다' 30여년을 살면서 이만큼 와닿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까.

'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해서 하지만 큰 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기 위해서 한다' 소설·드라마 '상도'에 나오는 이 말은 또 어떻고.

사람을 사귀려다 보니 자연스레 늘어난 술자리. '더치페이'는 외국인이나 하는 것. 그렇다. '생민하기'는 나와는 정말 먼 이야기였다.

자랑은 아니지만 한창 약속 많을 때는 3주 연속 술자리를 가진 적도 있다. 지금이야 일주일에 두세 번을 넘기지 않도록 조절하지만 한창 때는 1년 365일 중에 200일 이상 저녁 약속이 있었으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선배나 어른들을 만날 때는 얻어먹을 일이 많으니 매번 돈을 쓴 건 아니다. 물론 후배나 친구를 만날 때는 지출이 만만치 않았다. 술과 커피를 사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아, 택시비도 있다. 딱히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고, 나름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 걸 보면 그만큼을 '먹고' '움직이는' 데에 많은 돈을 썼다는 거.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한편으론 내가 가진 장점이기도 하고 지금껏 쌓아온 자산이 그뿐이라고 생각하니까. 다시 돌아가도 아마 똑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이번 #생민하기 체험은 '앞으로 생민하게 살아야겠다'는 절실함으로 시작했다기보다 "너 좀 아끼면서 살아보라"는 주변의 권유 때문에 시작했다. 간절함보다는 두려움에서다.

짧은 기간이지만 3일 동안 '생민하게 살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하는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누군가를 만날 때 더치페이 하기
2. 밤 10시20분 전에 저녁 자리를 파하기
3. 친구와 연락하면 약속이 잡히고 약속이 잡히면 돈 쓸 일이 생기니 연락하지 말기


이 모든 것이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김생민씨가 청취자들에게 했던 조언이다. 1번이야 지인들이 이해해줄 수 있겠지만 2번과 3번은 자신이 없었다. 퇴근이 늦은 편이라 저녁 약속 자리에 가면 적어도 오후 8시는 되는데, 고작 2시간 만에 집에 간다고 일어난다고 하면 상대방이 뭐라고 할지 지레 걱정이 됐다.

게다가 어린 아이도 아니고 갑자기 '잠수모드'라니… '이런 걱정 저런 걱정' 한가득 안고 체험을 시작했다.

이런 걱정 저런 걱정/사진=jtbc '한끼줍쇼'
이런 걱정 저런 걱정/사진=jtbc '한끼줍쇼'
체험 시작은 일요일부터였다. 일요일에는 가만히 집에만 있으면 되니까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휴대전화는 일요일이라고 쉬는 게 아니었다. 끊임없이 울려대는 카카오톡 알림. 보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보고 나면 연락을 하게 될 테고 그럼 난 또 약속을 잡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잠수 하자 '꼬르륵'/사진=Pixabay
잠수 하자 '꼬르륵'/사진=Pixabay
그래도 하루 정도는 별문제 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요일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 이제부터가 진짜 체험의 시작이었다. 요새는 카카오톡도 업무의 일환으로 쓰이기 때문에 업무 관련으로 '개인톡'을 보내는 것은 받아야 했다. 확인 중에 보이는 여러 개의 단톡방의 이야기들과 개인적인 연락들. 주말에 하는 축구 연습에 참여할 것이냐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그 창을 눌러볼 수조차 없었다. 간간이 왜 말이 없느냐는 글도 보이고. 이틀째 말이 없자 궁금해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회사 동료에게 '사내 메신저'로 내 행방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덕분에 내 '생민하게 살기' 도전을 알게 된 사람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는 일도 생겼다.

월요일 밤. 장례식장에 가야 할 일이 있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자연스레 회사 동료들과 만나게 되고 만난 김에 술이나 한잔 하자며 가까운 술집으로 향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밤 10시20분 전에는 꼭 집으로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날려라 선빵/사진=Pixabay
날려라 선빵/사진=Pixabay
장례식장에 다녀오느라 술자리를 시작한 지 1시간여가 지난 밤 10시20분. 이제 집에 들어가자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 마디를 날렸다.

"너 미쳤니?" 라든가 "뭔 소리야, 앉아"라는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반응은 의외였다.

"왜? 어디가게?"라는 첫 물음. 집에 간다고 답하자 "정신 차렸네"라는 한 마디뿐. 어떠한 저항이나 반발 없이 모두가 일어나 집으로 가자고 했다. 말도 안 꺼냈는데 깔끔한 더치페이까지. '아…그동안 술 더 마시자고 잡은 건 결국 나였구나'하는 자괴감이 들게 한 순간이었다.

내가 이러려고 술 마시고 다녔나/사진=청와대
내가 이러려고 술 마시고 다녔나/사진=청와대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택시를 탈 필요도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안전귀가.

체험 마지막 날인 화요일. 이날도 약속은 없었다. 단톡방에 대한 불안감도 전날보다는 훨씬 줄어들었다. 어차피 '이틀 동안 연락 안 됐으니 이제 포기할 사람은 포기 했겠지'라고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편했다. 전체 미확인 메시지가 999개를 넘어가자 '999+'라고 앱 옆에 떠 있을 뿐 더 이상 숫자도 늘지 않았다. 퇴근과 함께 일찍 집에 귀가해 집밥을 먹으면서 조용히 체험을 마무리했다.

휴대전화에 뜬 '999+'. 이게 얼마만인가. 아 처음인가?
휴대전화에 뜬 '999+'. 이게 얼마만인가. 아 처음인가?
체험이 끝난 수요일. 카카오톡 하나하나에 답하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사람들은 짜증을 내기 보다는 "어땠냐?"고 물었다. 제 소감은 "3일은 버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더는 못하겠더라"였다.

단톡방에 쌓여 있는 글은 조금 읽어보려다가 포기. 그전까지만 해도 모든 단톡방의 글을 꼼꼼히 보는 편이었는데 다 읽지 않더라도 별문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금까지 휴대전화에 시간을 너무 낭비한 것 아닌가'란 생각을 해봤다.



사실 이번 체험은 #생민하기를 어쩌면 좀 과격하게 짧은 시간 동안 도전해 본 면이 있었다.


오후 10시20분에는 일어나라
아예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말아라.


이 정도는 김생민씨가 프로그램 특성상 웃기기 위해 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1시 전에는 술자리를 끝내라'라는 조언도 있었으니 이것이 좀 더 실제에 가까운 조언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김생민의 직업은 '개그맨'이니까/사진=이기범 기자
김생민의 직업은 '개그맨'이니까/사진=이기범 기자
지인들과 아예 약속을 끊으라는 것도 사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주위 사람들도 3일 정도는 참아줄 수 있었지만, 이유 없이 연락을 받지 않는 기간이 길어졌다면 답답하고 짜증을 냈을 것 같다. 그보다는 연락하고 안부 건네는 것은 아끼지 말되, 매번 모든 모임에 참여하겠다는 욕심은 내지 않는 정도로 타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도전이 끝나고 난 뒤 들었던 조언 중 가장 와 닿는 것은 '다이어트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다이어트를 하면 술자리에 가더라도 술을 거의 안 마시게 되고, 늦게까지 남아있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식비도 줄고 말이다.

뱃살도 줄일 겸.../사진=Pixabay
뱃살도 줄일 겸.../사진=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