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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빵]'빵야빵야' 실탄 사격으로 직장 스트레스 '뿌셔뿌셔'.avi

[직장인 취미교실] 1강 사격교실 : 실내사격장서 즐기는 공기총·실탄 권총 사격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박광범 기자, 이상봉 기자|입력 : 2017/11/04 10:40|조회 : 8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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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직장인들의 최대 고민 하나. '퇴근 후에 뭐 하지?' 업무에 치여, 사람에 치여 잔뜩 쌓인 스트레스를 깨부수고 바스라진 멘탈을 바로잡기 위해 취미생활 하나 즐기려 해도 뭘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게 보통. 그래서 꿀빵이 직장인을 위한 취미생활 체험기, '직장인 취미교실'을 준비했다. 곰손과 몸치와 집순이·집돌이 기자들이 직접 배우고 체험하면서 느낀 현실적이고 솔직한 후기를 담았다. 시간이 없어서, 피곤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미뤄뒀던 취미생활, '직장인 취미교실'과 함께 지금 시작해보자.
직장인 취미교실 개강.
직장인 취미교실 개강.
1. 액션 영화, 판타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걸까. 진종오 선수의 심장 떨리던 경기 장면이 뇌리에 깊이 박혀서일까. 총이라곤 오락실의 플라스틱 총만 쏴본 주제에('쐈다'고 표현하기도 민망하다) '사격'이 하고 싶었다.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눌 때의 그 숨막히는 긴장감. 세상에 나와 표적, 표적과 나만 존재하는 듯한 고요함. 아무 것도 재고 따질 필요 없이 오로지 표적의 한 가운데를 노리는 집중력. 거기에 '탕!' 하고 총알이 발사되는 순간 나를 괴롭히던 모든 미운 인간들과 스트레스와 잔뜩 쌓인 일거리들이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이 전설의 짤을 재현하고 싶지 않나요? 영화 '홀리데이'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전설의 짤을 재현하고 싶지 않나요? 영화 '홀리데이' 스틸컷.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2. 초록창에 '실탄사격장' '사격장' 등을 검색하면 서울에 위치한 몇 곳(목동, 송파, 명동 등)의 실내사격장 체험 후기를 볼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이색 데이트코스로 실내사격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특급사수로 활약한 꿀빵의 남기자와 평생 장난감 총만 깔짝거린 여기자는 목동야구장 안에 있어 길찾기가 수월하고 공기총과 실탄 사격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목동사격장을 찾았다.


3. 사격장을 찾기 전 준비할 건 특별히 없다. 실탄사격을 위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 다만 '내가 총 좀 쏴봐서 아는데'류의 허세나 사격장 관리자의 지시를 무시하고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하려는 독립심, '실탄을 쏴본 기념으로 탄피를 꼭 챙겨와야지' 하는 득템욕구 등은 사격장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버려야 한다. 이건 '실탄'이다. 진짜 총이고 총알이다.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장비다. 안전수칙따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했다간 취미생활 한 번 하려다 저승길로 갈 수 있다.

4. '실탄 사격 하러 왔어요' 하면 사격장 관계자가 구비된 권총의 종류와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크게는 반자동과 리볼버로 나뉘는데 같은 반자동이라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다. 무게, 총열의 길이 등등 저마다 다양한 스펙을 자랑한다. 사실 초보 입문자 입장에선 설명을 들어도 그게 그거 같다. 게다가 모델 수가 워낙 많아서 선택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하나만 고르기가 매우 어려울 거다(마치 김밥천국 메뉴판에서 택1 하는 느낌). 그럴 땐 그냥 사격장 관계자의 추천을 따라보자. 입문자에게 알맞은 적당한 총을 골라준다. (꿀빵은 추천을 받아 남기자는 Glock 17C, 여기자는 Sig Sauer P226을 선택했다.) 아니면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 '아저씨'의 원빈이 작품을 촬영할 당시 실제 다룬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글록'을 선택하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될 수 있다. 권총만.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글록'을 선택하면 영화 '아저씨'의 원빈이 될 수 있다. 권총만.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5. 본격적인 실탄 권총 사격에 나서기 전 에피타이저로 공기소총·권총 사격에 도전한 건 신의 한 수와도 같았다. 사격장에 들어서기까지 여러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실탄 권총 사격과 달리 공기총 사격은 곧바로 사격장에 들어가 곧바로 연지탄을 장전하고 곧바로 쏘면 된다. 10m 거리에 놓인 표적지를 향해 총구를 조준하고 가볍게 방아쇠를 당기면 '탕!' 하는 가벼운 소음과 함께 연지탄이 발사된다. 심장 약한 사람들, 겁쟁이 쫄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직접 연지탄을 장전하는 재미도 있고 조준을 거지 같이 해도 참 잘 맞는다. 쏘고 나서 바로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인데 꿀빵의 두 기자 모두 처음 해본 공기총 사격이었는데도 고득점을 기록했다. '나, 사격에 재능있나봐'란 근자감이 차오르고 성취감에 취하는 시간이었다.

진종오 선수, 기다려요. 사격천재가 갑니다. /사진=뉴시스
진종오 선수, 기다려요. 사격천재가 갑니다. /사진=뉴시스
6. 반면 실탄 권총 사격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일단 사격장에 발을 들여넣기까지가 어려웠다. 안전수칙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고서 서명하고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 등의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신분증을 제출했다. 그 다음 방금 설명을 들은 안전수칙을 되뇌이며 고글, 귀마개, 헬멧, 방탄조끼 등의 안전장비를 착용했다. 이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탄피가 이쪽으로 튀어서 다치면 어떡하지? 내가 잘 쏠 수 있을까? 실탄, 실탄이라니! 안전장비도 갖췄고 옆에 전문가도 있으니 괜찮을 거야. 하지만 실탄, 실탄인 걸!

7. 떨리는 마음으로 사격장에 들어가 사대에 섰다. 바로 옆에서 사격장 관계자가 사격 자세, 조준 방법 등을 알려준다. 아까 선택해둔 권총은 총구가 오직 정면만 향하도록 사대에 잘 고정돼 있다. 연습 삼아 빈 총을 들고서 표적지를 겨눈 다음 방아쇠를 당겼다. 깨알 같은 '딸깍' 소리에 긴장이 조금 풀렸다.


8. 자세 다듬기와 조준 연습을 마치자 사격장 관계자가 권총에 실탄 다섯발을 장전했다. 본격적인 사격 시간. 두 손으로 총을 단단히 받쳐든 다음 숨을 고르고 저 멀리 표적지 중심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사격장 관계자가 안내한 대로 가늠자와 가늠쇠가 수평이 된 순간 방아쇠를 당겼다. 그 순간 묵직한 굉음(귀마개를 하고 있어 충격이 덜하지만 굉음은 굉음이다)과 함께 총구에서 불꽃이 '번쩍' 했다. 군복무 시절 특급사수였다던 남기자도 엄청난 소음과 불꽃에 깜짝 놀라 연신 "어흐 대박"이라 한숨인지 감탄인지 모를 소리를 낸 걸 보면 실탄 사격,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여기자 역시 불꽃은 보지 못했지만 상체가 기우뚱할 정도의 반동과 자꾸 이쪽으로 튀어나오는 탄피에 다음 방아쇠를 당기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멘탈을 정돈해야 했다.

9. 소음과 반동,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탄피에 대한 충격과 공포가 있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이다. 처음이 어렵지, 자꾸 쏘다보면 소음이니 반동이니 탄피니 다 별 게 아니게 된다. 처음 5발을 쏠 땐 심장이 벌렁거렸지만 표적지를 확인하고 다시 나머지 5발을 쏠 땐 오직 '10점을 맞히겠다'는 의지만 불타올랐다.

100점 맞을 거야. /사진=JTBC '아는 형님' 캡처
100점 맞을 거야. /사진=JTBC '아는 형님' 캡처
10. 공기소총·권총에 이어 실탄 권총 사격을 모두 마친 꿀빵의 두 기자는 며칠 뒤 다시 한 번 사격장을 찾았다. 그리고 내린 '사격 취미' 내린 결론은…

ㅊㅊ : 바로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장점. 총마다 쏘는 맛이 달라서 골라 쏘는 재미가 있는 건 장점.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 등 정신수양에 도움되는 건 장점. 돈과 신분증만 들고 오면 바로 즐길 수 있는 건 장점. 뛰어다니거나 땀 흘리는 거 싫어하는 사람에게 추천.

ㅂㅊ : 가만히 서서, 가만히 있는 표적을 쏘기 때문에 역동성이 떨어지는 건 단점. 즐기는 시간(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다 쏘는 데 20분을 넘기지 않음)에 비해 가격이 비싼 건(공기총 20발에 1만원, 실탄 권총 10발에 2~3만원) 단점. 서울에 사격장이 몇 개 없는 건 단점. 평소 잘 놀라는 사람, 특히 소리에 예민하고 겁 많은 사람은 비추.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하고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비추.